CEO의 제안을 수락하기 전, 내가 반드시 확인하는 것들

"어떻게 조직 전체의 동참을 이끌어내나요?" 자주 듣는 질문입니다. 합당한 고민이지만, 여기엔 한 가지 맹점이 있습니다. 사람들을 설득한 이후에야 비로소 '진짜 일'이 시작된다고 착각한다는 점입니다.

1/21/20261 분 읽기

대부분의 CEO는 제가 그들이 겪고 있는 '시장 문제'부터 살펴볼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수치나 목표의 크기를 들여다보기에 앞서, 훨씬 더 근본적인 것을 평가합니다. 과연 제가 이 프로젝트에 합류한다고 해서 '실제 결과가 바뀔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아무리 유능한 CEO라도 진정한 변화에 수반되는 마찰을 감당할 준비가 늘 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건 그들을 깎아내리는 것이 아니라, 실행이 이루어지는 냉혹한 현실입니다. 경험상 너무 일찍 "수락"해버리면, 앞으로 나아가지는 못한 채 헛된 움직임(motion without momentum)만 만들어낼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확실한 성과를 담보하기 위해, 초기에 다음 세 가지 신호를 확인합니다.

첫 번째 신호: '진짜 문제'에 대한 오너십

초반의 대화는 주로 더딘 성장, 확장 정체, 추진력 저하 같은 '증상'에 집중됩니다. 당연한 수순입니다.

하지만 제가 주의 깊게 듣는 것은, 이 겉보기 증상들을 걷어냈을 때 CEO가 문제의 진짜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짚어낼 수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문제를 끊임없이 "시장 상황"이나 "직원들", 혹은 "타이밍" 탓으로 돌린다면 실질적인 진전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리더가 "바로 이 부분에서 제가 모호함을 방치했습니다"라고 스스로 인정할 때, 비로소 진짜 변화가 시작됩니다.

두 번째 신호: '운영 현실'을 투명하게 드러낼 의지

저는 화려하게 꾸며진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 너머를 기꺼이 보여줄 수 있는 CEO를 찾습니다. 서류상으로 어떻게 포장되어 있는지가 아니라, '실제 의사결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즉, 다음과 같은 것들을 가감 없이 들여다볼 수 있는 개방성이 필요합니다.

  • 상충 관계(trade-offs)를 명확히 결단하지 않고 슬쩍 회피하는 곳은 어디인가?

  • 겉으로 선언만 될 뿐 실제로는 지켜지지 않는 기준은 무엇인가?

  • 실무 현장에서 여러 우선순위가 어떻게 충돌하고 있는가?

이 정도의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뛰어난 전략도 탁상공론에 머물 뿐입니다.

세 번째 신호: 단순한 계획이 아닌 '기준'을 바꿀 준비

실행이 실패하는 이유는 계획이 엉성해서가 아닙니다. 기존의 '기준'들을 손대지 않고 그대로 두기 때문입니다.

만약 제게 기대하는 역할이 그들의 생각을 그저 검증(validation)해주거나 겉모습만 살짝 다듬어주는 것이라면, 저는 정중히 거절합니다.

제 일은 의사결정 규칙, 책임 소재, 업무의 리듬 등 수익을 창출하는 핵심적인 '운영 메커니즘'을 바로잡는 것입니다. 비록 그 과정이 몹시 불편하게 느껴지더라도, 리더가 이 기준들을 전면 재조정할 준비가 되어 있을 때만 저는 기꺼이 합류합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

저와의 협업은 단순한 자문(advisory)이 아닙니다. 조직 운영 방식에 대한 실질적인 '개입(intervention)'입니다.

조건이 맞을 때 추진력은 놀라울 만큼 빠르게 따라옵니다. 하지만 조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면 아무리 좋은 의도라도 결국 소음으로 흩어지고 맙니다.

초기에 빠르게 "No"라고 말하는 것은 비즈니스를 보호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조건 하에서 "Yes"라고 말하는 것은 비즈니스의 궤도를 완전히 바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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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함께 고민해 볼 질문

외부의 시각을 조직에 끌어들이기 전에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만약 '최상의 실행'이 절대 타협할 수 없는 원칙이 된다면, 우리 조직의 어떤 내부 기준부터 가장 먼저 기꺼이 바꾸시겠습니까?"